빛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선을 가속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몇광년 또는 그 이상 떨어진 아주 먼거리에 떨어져 있는 곳까지 우주여행을 하려면 우주선의 속도는 빛 속도에 가까워야 한다. 특수상대성이론의 길이축소 또는 시간지연 효과로 우주선을 타고 가는 사람입장에서는 생각했던것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한편 출발해서 빛속도에 가깝게 얼마나 빠르게 가속하느냐도 중요하다. 빨리 가속하면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 좋긴하지만, 가속으로 우주선안에 만들어진 인공중력이 우주여행을 하기전에 살던 환경인 지구표면의 중력보다 크면, 건강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나치게 인공중력이 크면 아얘 사람이 우주선안에서 생존할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주선의 가속도는 지구표면에서의 중력가속도(1g=9.8m/s2: 지표면에서 떨어지는 물체의 가속도로 속도가 1초에 초속 9.8미터씩 늘어나는 가속도)를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제 따져야 할 문제는 이렇게 가속하는데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하냐는 것이다. 먼저 현대 과학기술로 만들 수있는 우주선의 속도와 그 속도를 만들기위해 사용하는 에너지 또는 연료의 양, 그리고 우주선속도에 의한  시간지연 효과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현대 과학기술의 우주선 속도
미국의 첫 유인 우주 비행은 단순히 187km의 고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탄도 비행(준궤도 비행) 방식이었다. 당시 우주선의 최고 속도는 초속 2300m(시속 8300km)였다.[1] 옛 소련은 미국보다 몇 개월 앞서 유인 우주선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2] 탄도 비행 방식보다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궤도 우주비행 방식으로, 로켓추진력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가속한 이후에 추진력 없이 우주선이 움직이는 관성만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비행이었다.  이러한 궤도 비행을 하려면 100km의 상공을 기준으로 우주선의 속도는 초속 8km(시속 29000km) 정도 되어야 한다. 인공위성을 싣고 가는 우주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가는 우주선이 내는 속도다. 최초로 달에 인간을 보낸 아폴로 11호의 최고속도는 초속 11.1km(시속 4만km)에 이르렀다. 지구의 중력을 완전히 벗어나는 데 필요한 속도인 초속 11.2km에 거의 근접하는 속도다.


지구중력 탈출속도: 지구표면에서 물체가 가지고 있는 지구 중력의 위치에너지(포텐셜) U를 중력상수 G, 지구의 질량 M, 지구 반지름 R, 그리고 물체의 질량 m을 써서 나타내면

$$ U=-\\frac{GMm}{R} $$

지구의 중력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지구 표면에서 물체의 운동에너지($=\\frac{1}{2}mv^2$)는 적어도 위치에너지의 절대값과 같아야한다.

$$\\frac{1}{2}mv^2=\\frac{GMm}{R} $$

계산한 지구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속도 v는 아래와 같다.

$$v=\\sqrt{\\frac{2GM}{R}} \\simeq 초속 11.2 km $$


 

$아폴로 11호를 우주로 보내는 데 사용됐던 새턴 5형 로켓을 보자. 높이는 110m에 이르고 총 질량이 3000톤에 육박할 만큼 엄청난 크기다. 우주인 세명을 태우고 지구 궤도를 벗어나 달을 향한 부분은 50톤 정도로 총 질량의 1.7%에 불과하다. 나머지 98.3%의 질량은 속도를 내기 위해 소모되는 연료와 로켓이다. 그중에 연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3]


그림 1. 마지막 달탐사선인 아폴로 17호를 보낸 새턴 5형 로켓. 출발할 때의 총 질량은 약 3000톤에 이른다. 달을 향해 날아갈 때 최고 속도는 초속 11.1km에 이르렀다. (출처: NASA)

달보다 훨씬 먼 태양계 밖을 향하는 보이저 1호는 지구 중력뿐 아니라 태양 중력도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현재 날아가고 있는 보이저 1호의 질량은 733kg로 승용차 질량 정도다. 달에 갔다온 우주선 모듈의 50분의 1도 안 된다. 이 때문에 새턴 5형 로켓 질량의 5분의 1정도인 로켓에 실려 날아갔어도 아폴로 우주선 모듈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우주비행 도중에 행성 근처를 스쳐지나가면서 행성의 공전 속도 일부를 훔쳐 우주선의 속도를 늘리는 으른바 ‘중력 도움’또는 ‘스윙바이’ 항법도 사용했다. 태양이 끌어당기는 중력 때문에 태양에서 멀어질수록 속도가 줄어들어야 하지만, 보이저 1호는 이런 중력 도움 항법을 시행해 속도를 높여 현재는 초속 17km(시속 6만2천km)의 속도로 태양에서 멀어지고 있다.[4] 발사후 40년이상 지난 지금 보이저 1호는 지구와 태양에서 떨어진 거리보다 140배정도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계속 더 멀리 날아가고 있다. 현재 속도인 초속 17km를 유지한다고 하면, 현재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의 거리인 약 4광년을 날아가려면 7만년 이상을 날아가야 한다.

보이저 1호가 날아가는 속도는 빛 속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느린 속도이기 때문에 특수상대성이론의 길이수축이나 시간지연효과또한 매우 미미하다. 지구도 태양 주위를 초속 30km로 돌고 있기 때문에 지구를 기준으로 볼때 보이저 1호가 가장 빠를때는 지구가 공전하는 방향이 보이저 1호가 날아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에 가까울때다. 실제 보이저 1호는 태양계 행성들이 공전하는 면과 35도 정도의 각도로 날아간다. 이 각도와 지구의 공전속도의 영향을 감안하면, 지구에서 가장 빨리 멀어질때 보이저 1호의 상대속도는 초속 45km 정도다.  이 속도에  특수상대성 이론의 ‘시간 지연’을 적용하면 보이저 1호의 시간은 1년에 약 0.35초씩 느려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LHC의 양성자 속도: 빛 속도의 99.999999%
빛을 제외하고, 현대 과학기술로 낼 수 있는 빠른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입자가속기로 가속한 입자의 속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질량을 가진 입자는 아무리 빨라도 입자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같거나 더 클 수 없다. 따라서 입자의 속도는 빛 속도에 얼마 만큼 가까운가로 빠른 정도를 말한다. 가속기의 성능도 가속해서 낼 수 있는 입자 최대 속도로 가늠할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입자가속기는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 지역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Conseil Europeenne pour la Recherche Nucleaire)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Large Hadron Collider)이다.[5] 최근 성능의 LHC로는 양성자를 빛 속도의 99.999999%까지 가속할 수 있다. 이 속도로 날아가는 양성자에서 흐르는 시간은  특수상대성 이론의 ‘시간 지연’ 효과로 우리의 시간보다 약 7000배 느리게 흐른다. 우리의 시간이 7000초 흐르는 동안 양성자의 시간은 고작 1초 흐른다는 얘기다.

만약에 우주선이 LHC의 양성자가 낼 수 있는 속도로 날아간다면, 이 우주선안에서의 시간도 마찬가지로 7000배 더 천천히 흐른다. 이 우주선으로 7만 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계의 반대편에 있는 외계 행성을 갔다온다고 가정해 보자. 지구에서 볼때는 빛속도에 가까운 이 우주선은 은하계 반대편까지 가다오는데 7만년의 두배인 14만 년이 걸린다. 하지만 우주선 안의 시간은 7000배 천천히 흐르기 때문에(특수상대성 이론의 시간 지연) 총 20년 정도밖에 안 흐른다. (우주선이 가속하고 감속하는 것은 일단 여기에서 고려하지 말고, 뒷부분에서 다시 고려하자.) 날아가는 우주선의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바깥 세상의 길이는 우주선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7000배 줄어들어(특수상대성 이론의 거리 축소) 7만 광년의 거리가 10광년 줄어든다. 결국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이 20년 동안 왕복여행 하는 동안 지구의 시간은 무려 14만년이 흘러, 14만 년 후의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는 셈이 된다. 이 만한 속도를 내려면 에너지는 얼마나 필요할까?


그림 2.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강입자 충돌기(LHC)가 설치된 곳의 항공 사진. 지름 27km의 노란색 원이 표시된 곳의 지하 175m에 건설되었다. 이곳에서 가속된 양성자의 속도는 빛 속도의 99.999999%에 이른다. (출처: CERN)

운동에너지로 계산하기
움직이는 물체는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빠르면 빠를수록 운동에너지는 더 커진다. LHC에서 가속되어 날아가는 양성자의 운동에너지는 6조 5000억 전자볼트(eV)이다 (전자볼트는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단위의 하나다). 1조에 해당하는 접두어 테라(Tera)를 써서 6.5테라전자볼트(6.5TeV)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를 음식 열량으로 환산하면 40억 분의 1 칼로리에 불과하다. 성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이 2000칼로리이고 식용유 1g의 열량이 9칼로리임을 생각하면 매우 적은 에너지다. 하지만 이 에너지가 양성자 하나의 운동에너지라는 것을 감안해야한다.

양성자 하나의 질량은 1.67×10-24 그램(g)이다. 1g을 6조로 나누고 다시 1000억으로 나눈 값이다. 반대로 질량이 1g이 되려면  6조 곱하기 1000억(6×1023) 개의 양성자가 있어야 한다. 1g이 빛 속도의 99.999999%로 날아가면 운동에너지는 40억 분의 1칼로리에 6×1023을 곱한 값이 된다. 무려 150조 칼로리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휘발유 200억 리터 가까이 태워야 나오는 에너지다.[6] 부피로 따지면 한 변의 길이가 270m에 이르는 입방체를 꽉 채운 부피로, 2016년에 대한민국에서 1년 동안 소비한 휘발유의 1.5배가 넘는 분량이다.[7] 더 적은 부피나 질량의 연료로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겠다.


그림 3. 빛 속도의 99.999999%로 날아갈 때 운동에너지

질량이 곧 에너지(E=mc2): 핵분열의 경우
특수상대성 이론에는 $E=mc^2$라는 공식으로 잘 알려진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가 있다. 질량 자체가 에너지여서, 질량이 사라지면 위의 공식에 해당하는 만큼 에너지가 생긴다는 원리다. 질량이 사라져서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생기는지는 핵폭탄의 위력으로 알 수 있다. 1945년 8월 6일에 일본 히로시마에 터진 핵폭탄은 폭발 당시 무려 6만6000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핵폭탄의 에너지는 고작 0.7g의 질량이 사라지면서 생긴 에너지다. 3일 후 일본 나가사키에 터진 핵폭탄의 위력은 더 커서 거의 1g의 질량이 사라져 생긴 에너지를 방출했다.[8] 에너지 생산 방식은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의 원자핵이 깨지면서 사라지는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는 ‘핵분열’ 방식이다. 핵발전소도 같은 핵분열 방식으로 에너지를 만든다. 핵폭탄은 많은 에너지를 단시간에 만드는 반면, 핵발전은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에너지를 만들도록 에너지 변환 속도를 늦춘 것이 다른점이다.

$E=mc^2$라는 공식으로 양성자 하나의 질량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다. 약 9억 3800만 전자볼트(eV)다. 100만에 해당하는 접두어 메가(M: mega)를 붙여 938메가전자볼트(MeV)라고도 한다. LHC에서 빛 속도의 99.999999%로 날아가는 양성자 하나의 운동에너지 6.5TeV는 약 7000개의 양성자 질량이 소멸할때 만들어지는 에너지다. 마찬가지로 1g의 질량이 빛 속도의 99.999999%로 날아갈 때의 운동에너지는 1g의 7000배인 7000g = 7kg의 질량이 소멸할때 생기는 에너지와 같다. 히로시마 핵폭탄 10000개 또는 나가사키 핵폭탄 7000개가 터졌을 때 만드는 에너지와 맞먹는다.

이제 사람이 타고 가는 우주선이 빛 속도의  99.999999%로 날아갈 때의 운동에너지를 계산해보자. 그럴려면 우주선의 질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아야한다. 아폴로 프로젝트에 상용됐던 달 착륙선을 기준으로 보면,[9] 목적지에 도달할때의 우주선 질량은 적어도 10톤을 되어야 한다. 1그램의 천만배가 되는 질량이다. 따라서 10톤의 우주선이 빛 속도의  99.999999%로 날아갈 때의 운동에너지는 10톤의 7000배인 7만톤의 질량이 소멸할때 생기는 에너지다. 1톤이 백만 그램인 것을 감안하면 나가사키 핵폭탄 700억개가 터졌을때의 에너지와 맞먹는다.

실제 나가사키 핵폭탄에 실은 플루토늄 질량은 6.4kg이었고, 그중 1kg정도만 핵분열을 해서 핵분열 효율은 16% 정도였다. 만약 100%의 효율로 핵분열을 한다면, 플루토늄 1kg으로도 나가사키 핵폭탄이 터질때와 같은 에너지(1g)를 만든다. 전체 질량의 0.1%가 소멸하면서 에너지를 만든다는 얘기다. 10톤짜리 우주선이 빛 속도의 99.999999%로 날아갈때 운동에너지는 7만톤의 질량에 해당하는 에너지이니, 결국 이의 1000배인 7000만톤(700억kg 또는 7조 g)의 플루토늄이 핵분열해서 만드는 에너지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겠다.

질량이 곧 에너지($E=mc^2$): 핵융합과 반물질의 경우
핵과 핵을 융합해 더 큰 원자핵을 만들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게 핵융합이다. 이런 핵융합은 질량이 얼마나 많이 없어지는 지를 말하는 질량 손실 비율로 볼 때 핵분열보다 더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 방식이다. 태양에서는 수소가 합쳐져 헬륨이 되는 핵융합이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줄어드는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된다. 1kg의 수소가 핵융합을 하면 그중 7g 정도의 질량이 사라지면서 에너지로 변환된다.[10] 나가사키 핵폭탄 7개가 터질 때 만드는 에너지다. 질량 비율로 따지면 전체 질량의 0.7%가 소멸되어 에너지를 만든다.  10톤의 우주선이 빛 속도 99.999999%로 날아갈 때의 운동에너지에 해당하는 70000톤의 질량이 소멸하려면 약 1000만 톤의 수소로 핵융합을 해야한다.

그림 4.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 (E=mc2)로 다시 계산한 운동에너지.

수소폭탄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실험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계산한 에너지도 10톤의 우주선이 빛 속도 99.999999%로 날아갈 때 운동에너지일 뿐이다. 만약에 연료를 우주선에 실어야 한다면 우주선의 전체 질량도 훨씬 더 늘어난다. 질량이 늘어난 만큼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만큼 훨씬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날아가면서 사용된 연료의 부산물을 우주선 뒤로 날려 보내면서 날아간다고 해도 연료의 질량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연료의 질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의 경우, 수소에서 헬륨으로 변하면서 에너지로 전환되는 질량의 비율은 약 0.7%이다. 처음 질량의 99.3%는 그대로 남는다. 이론적으로는 여러 단계의 핵융합으로 원자핵이 커지면서 철(Fe)이 될 때까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하면, 전체 수소 질량의 0.9%까지 에너지로 만들 수 있고, 에너지를 만들고 난 다음에 남는 철의 질량은 맨 처음 수소 질량의 99.1%이다.[11] 이 99.1%의 질량은 더 이상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만들 수 없는 질량이다.

핵융합의 마지막 단계까지 가고 남는 철의 질량까지 모두 에너지를 만들 수는 없을까? 모든 질량이 다 에너지로 전환되는 방법으로, ‘반물질’(antimatter)을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반입자’(antiparticle: 반전자, 반양성자 등등)로 만들어진 반물질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물질과 만나면 소멸하면서 에너지를 만든다. 부수적으로 나오는 입자들까지 모두 소멸하면 모든 질량이 에너지로 바뀐다. 수소 1kg으로 핵융합 과정을 거쳐 만들 수 있는 에너지 또는 나가사키 핵폭탄 7개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물질-반물질 7g으로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반물질을 많이 만드는 것도 어렵고 생산 비용도 엄청난데다, 소멸되지 않게 하면서 반물질을 오랫동안 저장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에너지를 만들어 가속해야 하는 우주선에 반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은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E=mc2를 이용한 완벽한 광자로켓의 경우
이제부터는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이 아닌 먼 미래의 훨씬 발전된 과학기술을 전제하고서 문제를 다루어보자. 먼저 아무때나 필요한 만큼의 질량을 100% 소멸시켜 모두 빛 에너지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가정하자. 현재의 반물질 생산과 저장 기술이 발전된 것일 수도 있고, 일반 물질을 100% 빛 에너지로 만들 수 있는 미지의 미래 과학기술일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빛을 낭비 없이 100% 효율로 우주선이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쏘아 우주선을 가속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빛을 추진력으로 사용하는 완벽한 효율의 ‘광자 로켓’(photon rocket)을 의미한다.

이 두 가정에 에너지보존 법칙과 운동량보존 법칙을 적용하면, 우주선이 목표한 속도까지 가속하는 데 필요한 질량(=에너지)을 계산할 수 있다. (연료에 사용하는 물질의 질량을 ‘연료질량’이라고 부르자). 운동에너지가 정지한 질량에너지의 7000배에 해당하는 빛 속도의 99.999999%까지 가속하려면, 우주선 본체 질량보다 14000배 많은 연료질량을 에너지 공급원으로 싣고 떠나야 한다는 계산 결과가 나온다. 목표한 속도에 해당하는 운동에너지가 우주선 본체 질량의 7000배이므로, 사용된 연료질량의 50%가 우주선의 운동에너지로 전환된다. 우주선 본체 질량을 최소한으로 잡아  10톤이라고 가정하면, 출발할 때는 연료질량을 포함해 우주선의 총 질량이 140000톤인 상태로 출발해야 한다. 이중에 99.993%의 질량이 소멸되어 빛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이를 광자로켓이 완벽한 효율로 추진하면 우주선의 속도가 빛 속도의 99.999999%에 이른다.

그림 5. $E=mc^2$를 이용한 완벽한 광자 로켓: 질량이 소멸되면서 생기는 에너지를 무두 빛으로 만들어 추진력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그림 5. E=mc2를 이용한 완벽한 광자 로켓: 질량이 소멸되면서 생기는 에너지를 무두 빛으로 만들어 추진력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우주선은 목적지에 도착할때 멈춰야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최종 목적지에서 도착해서 계획한 임무를 수행하려면 속도를 줄여 완전히 멈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움직이는 방향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목적지를 지나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감속하는 것은 처음에 가속할 때와 비교하면 가속의 방향만 바뀌고 나머지는 모두 같다. 마찬가지로 감속에 필요한 우주선 질량 대비 연료질량(=에너지) 비율도 가속할때와 같다. 그렇다고 단순히 우주선 질량 14000배의 연료질량을 추가로 더 싣는 것으로 가속과 감속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면서 감속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보자. 목적지에 도달하는 우주선의 질량이 10톤이라고 하고 감속하기 전의 우주선 속도를 빛 속도의 99.999999%라고 하면, 감속을 시작하기 바로 전의 (우주선 질량) + (연료 질량)은 최종 우주선 질량의 14000배인 14만 톤이 되어야 한다. 이제 지구를 출발해서 가속할 때를 생각해 보자. 가속후 최종 우주선의 질량은 감속하기 바로 전의 질량인 14만 톤이다. 14000톤이 빛 속도의 99.999999%로 가속되려면 14만 톤의 14000배의 ‘연료질량’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약 20억톤의 질량으로 지구를 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20억톤을 콘크리트로 채운다면 한 변의 길이가 950m인 입방체의 부피이고, 철로 채운다면 한변의 길이가 650m인 부피이다. 이런 크기의 우주선이 지구를 출발해 빛 속도의 99.999999%로 가속하고 감속하는 단계를 거쳐 7만광년 떨어진 곳에 도착할때는 10톤의 우주선 본체만 남는다. 여기에다 지구에 다시 돌아오려면 목적지인 외계행성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질량 20억톤을 채굴해 우주선에 다시 장착한 다음에 출발해야 한다. 무려 40억톤의 질량을 모두 에너지로 전환해야 몇십 년 동안 7만광년 떨어진 곳에 왕복여행을 하고 돌아올 수 있다.

그림 6. 빛 속도의 99.999999%로 가속했다가 감속하는 완벽한 광자로켓. 도착하는 우주선의 질량이 10톤일 때 연료질량을 포함한 초기 우주선의 질량은 20억톤이어야 한다. 소멸된 질량은 모두 광자로켓에 쓰이는 빛 에너지로 변환된다.

다른 은하계 여행에 필요한 연료질량은?
다른 은하계로의 여행도 살펴보자. 우리 은하계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계는 안드로메다 은하계다. 약 25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우주선의 속도가 빛 속도의 99.999999999%에 이르러야 우주선의 시간으로 안드로메다에 가는 데 10년 정도 걸린다. 가속하는 시간은 별도다. 지구의 시간으로 이 우주선은 250만 년에 걸쳐 안드로메다로 날아간다. 지구에 다시 돌아온다면 지구 시간은 약 500만년이 흐른 뒤다. 반면 우주선의 시간으로는 가속과 감속을 고려해도 몇십 년 만에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갔다올 수 있다. 몇 십 년 동안의 우주여행으로 무려 500만년 후의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이다. 먼 우주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시간여행을 덤으로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전 글에서도 설명했듯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먼 미래의 지구, 어쩌면 인류가 멸종해 있을 수도 있는 미래의 지구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먼 우주여행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다.

$E=mc^2$를 이용한 완벽한 광자로켓으로 빛 속도의 99.9999999992%인 속도를 내려면 우주선 질량보다 50만 배 많은 연료 질량이 필요하다. 다시 감속까지 하려면 우주선 질량의 2500억 배되는 연료질량을 싣고 지구를 떠나야 한다. 우주선의 질량이 10톤이라면 무려 2조 5000억톤의 연료 질량이 필요하다.(표 1 참조) 이는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 40만개 이상에 해당하는 질량이다. 다시 지구에 돌아오려면 안드로메다의 목적지에서 다시 2조 5000억톤의 연료질량을 다시 싣고 출발해야 한다.

표 1. 우주선 속도, 시간지연 (길이축소) 배수, 우주선 질량을 정리한 표 : 편도 여행을 한 후 도착할때 최종 우주선 질량은 10톤이라고 가정했다. 가속과 감속에 걸리는 시간은 고려하지 않았다. 외계행성에서 도착해서 다시 지구로 돌아갈 때도 지구에서 출발할때와 같은 연료질량을 다시 싣고 출발해야 한다.

우주선 속도
(빛 속도 기준)
시간지연 배수
(= 길이축소 배수)
출발전 우주선 질량
(연료 질량 포함)
외계행성  거리 편도 여행시간
(우주선 시간)
편도 여행시간
(지구 시간)
80% 1.667 32=90톤 15광년 10년 18.75년
99.99% 70 1402=20만 톤 700광년 10년 700년
99.999999% 7000 140002=20억 톤 7만 광년 10년 7000년
99.9999999992% 25만 (50만)2=2조 5000억 톤 250만 광년 10년 250만년

$$ 시간지연(또는 길이축소)배수 = \frac{1}{\sqrt{1-\left(\frac{우주선속도}{빛속도}\right)^2}}  또는 \gamma = \frac{1}{\sqrt{1-\left(\frac{v}{c}\right)^2}}$$
$$ \frac{가속전 우주선 질량}{가속후 우주선 질량} = \frac{감속전 우주선 질량}{감속후 우주선 질량}=\sqrt{\frac{빛 속도+우주선 속도}{빛 속도-우주선 속도}}  또는 \frac{m_i}{m_f} = \sqrt{\frac{c+v}{c-v}}$$

지표면 중력가속도(1g)로 가속/감속하면서 우주여행을 할 경우
이제 가속까지 고려해 우주여행에 필요한 연료질량과 우주여행에 걸리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자. 지난 글에서 다뤘던 것과 같이 사람이 오랜기간 타고 가는 우주선이라면, 우주선안의 인공중력을 지구표면에서의 중력과 같게 유지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 해야한다. 그러면서 가장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지구에서 출발해 중간지점까지는 지표면 중력가속도 1g로 가속하고 그 이후 목적지에 도달할때까지는 1g로 감속하는 이른바 ‘최적의 가속 전략’으로 우주여행을 해야한다.

여기에 이번글에서 설명한 완벽한 효율의 광자로켓을 접목하면, 가속하고 감속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기위해 소멸되는 연료질량을 계산할 수 있다. 표 2에 그 결과를 담았다. 250만 광년 떨어진 곳까지의 우주여행 시간이 표1에 제시한 결과보다 더 길어진 것을 볼 수 있다. 가속과 감속을 하는 동안에는 우주선의 속도가 최고 속도도 못 미치기 때문에 그 만큼 우주여행 시간도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표 2. 완벽한 효율의 광자로켓을 사용해 최적의 비행 방식(1g로 가속하고 감속하는)으로 우주여행을 한다고 가정했을때, 목적지까지의 거리에 따른 우주여행 시간과 연료 질량: 도착하는 우주선의 질량은 10톤으로 가정했다.

거리 (광년) 10광년 100 광년 10000 광년 250만 광년
우주선 최대 속도 (빛속도 기준) 98.67 % 99.98% 99.999998% 99.99999999997%

시간 지연 배수

( 최대속도 기준)

6.16 52.58 5159 1289000
출발전 우주선 질량 1497톤 11만 톤 10억 650만 톤 66조49백억 톤
편도 여행시간 (우주선 시간) 4.86년 9.03년 17.9 년 28.6년

편도 여행시간

(지구 시간)

11.78년 101.9년 10001.9년 2500001.9년

슈퍼지구를 향한 우주여행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슈퍼 지구, 다시 말해 생물체가 살만한 환경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외계행성을 목적지로 했을 경우는 어떨까? 표 3는 거리가 수십광년을 넘지 않는 슈퍼 지구로 한정했을때 우주여행에 걸리는 시간, 최대 속도, 우주선질량등을 계산한 결과다. 한꺼번에 여러개의 수퍼지구가 발견되어 관심을 받았던 트라피스트-1의 행성에 가는 경우를 보자. 도착할때의 우주선 질량이 10톤이라면, 출발할때의 우주선 질량은 18250톤이어야한다. 18240톤의 질량을 소멸해 만든 에너지로 우주선을 가속하고 감속한다는 얘기다. 나가사키 핵폭탄이 1그램의 질량을 소멸하면서 만든 에너지가 수만명의 희생자를 만들만큼의 엄청난 크기의 에너지였는데,  이보다 무려 182억배 이상 큰 에너지가 트라피스트-1의 행성에 가는데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표 3. 완벽한 효율의 광자로켓을 사용해 최적의 비행 방식으로 우주여행을 한다고 가정했을때, 슈퍼지구에 가는데 필요한 시간과 연료 질량: 도착하는 우주선의 질량은 10톤으로 가정했다. 도착하는 우주선의 질량이 크면 출발하는 우주선의 질량도 같은 배수만큼 커야한다. 한 예로 도착하는 질량이 100톤이라면 출발할때의 질량도 10배가 되어야한다.

거리 프록시마 센타우리 b [12] 로스 128b [13] 글리세 571 [14] 트라피스트 I [15]
거리 (광년) 4.2광년 11 광년 20 광년 39.5 광년
우주선 최대 속도 (빛속도 기준) 94.88 % 98.87% 99.61% 99.89%

시간 지연 배수

( 최대속도 기준)

3.17 6.67 11.32 21.37
출발전 우주선 질량 380 톤 1760 톤 5100톤 18250톤
편도 여행시간 (우주선 시간) 3.53년 5.01년 6.04년 7.28년
편도 여행시간 (지구 시간) 5.82년 11.79년 21.85년 41.39년

빛 속도에 가까운 속도를 내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한다면, 불가능할거라고 생각했던 아주 먼 우주까지 갈 수 있고,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면 먼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는 상황이 된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따져보면 우주선이 이런 속도를 내기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엄청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우주선의 크기(또는 질량)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아무리 먼 훗날의 미래에라도 우주선 제작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속도를 늘려 10-20년만에 갔다오는 방식대신, 속도를 더 늦추고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동면을 해서 수명을 늘려 긴 시간의 우주여행을 하는 방법도 있다.  몇몇 공상과학 영화에도 나오는 방법이다. 우주선안의 인공중력이 지구표면 중력에 못미치는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우주선을 회전하게 해서 인공중력을 추가해야할 필요가 있다. 생명과 의학에 관련된 과학이 발달된 먼 미래를 가정한다면 상상해 볼만한 시나리오다.

퀴즈:

  1. 질량이 100톤인 우주선이 빛속도의 60%로 날아갈때 이 우주선의 운동에너지는 얼마일까?
  2. 연료 질량을 뺀 본체 질량이 100톤이 우주선이 완벽한 효율의 광자로켓으로 빛 속도의 60%까지 가속한다고 하자. 출발할때 연료질량을 포함은 우주선 전체의 질량은 얼마일까

[1] Project Mercury: A Chronology. NASA SP-4001, J.M. Grimwood (1963)
[2] NASA Space Science Data Coordinated Archive: Vostok 1, NSSDCA ID: 1961-012A
[3] Ground Ignition Weights   https://history.nasa.gov/SP-4029/Apollo_18-19_Ground_Ignition_Weights.htm
[4] NASA – Voyager Facts: Voyager 1 https://www.nasa.gov/centers/goddard/news/topstory/2003/1105voyager_facts.html
[5] Large Hadron Collider http://home.cern/topics/large-hadron-collider
[6] Fuel Economy Impact Analysis of RFG, EPA-Office of Mobile Sources, Technical Overview, EPA420-F-95-003, August 1995
[7] 한국석유공사 PETRONET 조회 https://www.petronet.co.kr
[8] The Yields of the Hiroshima and Nagasaki Nuclear Explosions, John Malik,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report number LA-8819, 6 November 2013
[9] Apollo By Numbers: A Statistical Reference for the Manned Phase of Project Apollo, Richard W. Orloff (1996)
[10] 수소의 핵(양성자) 네개가 핵융합을 해 헬륨원자의 핵 한개를 만든다. 수소원자 네개의 질량과 헬륨원자 한개의 질량 차이로 핵융합때 사라지는 질량을 가늠할 수 있다. 사라지는 질량은 핵융합전 질량의 약 0.7%정도다.
[11] 지구에는 몇 개의 다른 종류의 철 원자가 존재한다. 동위원소라고 부르는데,  양성자수는 같지만 중성자수는 다른 원자들이다. 여러개의 수소핵은 여러단계의 핵융합을 거쳐 핵융합의 최종단계인 철의 핵에 이른다. 수소원자의 질량과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철의 동위원소의 질량을 핵융합때 사라지는 질량을 가늠해보면, 핵융합전의 수소질량의  약 0.9%정도가.사라진다.
[12] A terrestrial planet candidate in a temperate orbit around Proxima Centauri”, G. Anglada-Escudé et al, Nature, 536, 437 (2016)
[13] A temperate exo-Earth around a quiet M dwarf at 3.4 parsecs, X. Bonfils et. al, Astronomy & Astrophysics manuscript no. Ross128 ̇final v3, November 8, 2017
[14] The Lick-Carnegie Exoplanet Survey: A 3.1 M_Earth Planet in the Habitable Zone of the Nearby M3V Star Gliese 581, Steven S. Vogt et.al, The Astrophysical Journal, 723, 954 (2010)
[15] Seven temperate terrestrial planets around the nearby ultracool dwarf star TRAPPIST-1, M. Gillon, et al. Nature 542, 456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