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색깔이 빚는 마술

다른 색깔의 동그라미가 가로 세로로 나란히 놓여 있는 그림1을 보는 것으로 시작하자. 그런데 조금 독특한 방법으로 봐야한다. 그림 가운데 부분에 시선을 고정하고, 고개만 좌우로 또는 상하로 천천히 움직인다. 그러면서 동그라미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자.

그림 1. 가운데 파란 점에 시선을 고정하고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돌리면서 본다. 안경 쓴 사람에게는 점들이 색깔별로 다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특별한 것을 느낄 수 없는 사람도 있지만, 동그라미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색깔에 따라 다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동영상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렇게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 2는 다른 색깔의 네모들을 임의로 묶은 다음, 직사각형을 꽊채워 배치했다. 마찬가지로 시선을 고정하고 고개를 좌우로 또는 상하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보자. 이번에도 안경을 쓴 사람에게는 같은 색깔의 네모 묶음들이 색깔별로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특히 돗수 높은 안경을 쓴 사람에게는 다른 색깔의 네모 묶음과의 경계면이 살짝 겹치거나 더 벌어져 보일 수도 있다. 이런 독특한 현상이 뚜렸하게 보이는 사람일수록 시력이 안 좋은 (고도근시인) 사람이다.

그림 3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보자. 대신 그림을 눈에 최대한 가까이에 놓고 다른 색깔의 글자들과 비교해 가면서 좀 더 주의깊게 봐야 한다. 안경 쓴 사람에게는 색깔에 따라 글자가 좀 더 가까이 보이거나 좀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원근감을 느낄 수 있다. 이미 그림 1과 2에서 이미 색깔별로 원근감을 느낀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림 3. 안경 쓴 사람이 그림을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고개를 고정하고 다른 색깔의 글자들을 비교하면서 보면, 미세하나마 상대적으로 더 가깝게 또는 더 멀게 있는 것처럼 보이는 원근감을 느낄 수 있다.

안경 쓴 사람이 위의 그림들을 볼 때 이렇게 독특하게 보이는 현상은 왜 나타나는 걸까? 이 현상은 누구나 초등학교 때면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프리즘 실험의 결과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반 프리즘은 단면이 삼각형인 두터운 유리막대 모양을 하고 있다. 햇빛과 같은 하얀색 빛을[1] 가늘게 만들어 적절한 각도로 프리즘을 통과시키면, 프리즘에 들어가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빛이 꺾여나온다. 여기에 더해 들어갈때 가늘던 빛은 나올때는 퍼지면서 여러 색깔의 무지개 빛으로 갈라져 나온다. 이 프리즘 실험의 결과에서, 우리는 빛과 관련한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1) 빛이 서로 다른 물질의 경계면을 통과할 때 빛의 진행 방향이 꺾인다.
(2) 빛이 꺾이는 정도는 빛의 색깔에 따라 다르다.
(3) 하얀색의 빛은 여러 색깔의 빛이 합쳐진 빛이다.

그림 4. 프리즘 실험: 하얀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여러색깔의 빛으로 분해된다. (그림 출처: Wikimedia Commons)

빛의 굴절: 빛은 다른 물질을 통과할 때 꺾인다.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빛은 반듯하게 직선으로 날아간다. 중력에 의해서 빛의 진행 방향이 꺾이기는 하지만, 별 또는 블랙홀과 같은 매우 무거운 천체 주변을 지나칠 때나 꺾이는 정도가 의미가 있다. 실험실, 교실, 또는 건물 안과 같은 한정된 공간안에서는 중력으로 빛이 꺾이는 정도는 눈으로 보는 것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미미하다.

하지만 의외로 간단한 방법으로 빛의 진행 방향을 꺾을 수 있다. 물이나 유리와 같은 투명한 물질을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빛이 다른 물질의 표면에 직각이 아닌 기울어진 방향으로 들어가면 빛의 진행 방향은 경계면에서 꺾인다.[2] ‘빛의 굴절’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이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빛의 속도가 어떤 물질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빛은 아무 것도 없는 진공에서 가장 빠르다. 이때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km에 이른다. 반면 물질을 통과할때는 빛의 속도가 느려진다. 물질속에서는 빛이 물질과 서로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상호작용을 하면서 지나가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공간의 공기중에서 빛이 날아가는 속도는 진공에서의 빛 속도에 비해 아주 약간 작아진다. 하지만 거의 비슷해 진공에서의 빛 속도인 초속 30만 킬로미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빛이 유리속을 지나갈 때의 속도는 진공에서의 빛 속도보다 약 3분의 1 정도 느려져서, 초속 20만 킬로미터로 뚝 떨어진다.

빛은 전자기장의 떨림이 물결모양으로 날아가는 파동이다. 이 때문에, 얼마나 자주 전자기장의 물결모양이 지나가는지를 나타내는 진동수(또는 주파수)와 반복되는 물결모양의 최소 길이를 나타내는 파장을 잴 수 있다. 다른 물질속에서 빛의 속도가 줄어들때, 진동수는 변하지 않는 반면 파장은 빛의 속도가 줄어드는 비율과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


빛의 속도와 중성미자(neutrino)의 속도 비교: 진공에서 빛이 날아가는 속도가 가장 빠른 속도임은 분명하다. 질량을 가지고 있는 어떤 물체나 입자도 진공에서의 빛 속도보다 더 빠르게 날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진공이라는 말이 빠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때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낸다는 뉴스가 나갔지만 잘못 측정했던 것으로 판명됐던 ‘중성미자’라는 입자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지 않다. 하지만 물질과 상호작용을 하는 빛은 물질을 지나갈때 속도가 느려지지만,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는 중성미자는 물질을 지나갈때 속도가 거의 줄지 않는다. 완벽한 진공이 아니라면 뉴트리노가 상황에 따라 빛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Measurement of the neutrino velocity with the OPERA detector in the CNGS beam”, The OPERA Collaboration, arXiv:1109.4897 (2011)
“Neutrinos not faster than light”, Geoff Brumfiel, Nature, 2012년 3월 16일 https://www.nature.com/news/neutrinos-not-faster-than-light-1.10249


 

그림 5의 왼쪽과 같이 경계면에 직각으로 빛이 들어갈 때, 빛의 진행 방향은 바뀌지 않으며 파동의 결이 경계면에서 잘 맞물려 지나간다. 반면 그림 5의 가운데처럼 빛이 경계면에 비스듬하게 들어가면, 빛의 진행 방향이 꺽여야만 파동의 결이 경계면에서 잘 맞물려 지나간다.

하위헌스-프레넬 원리(Huygens-Fresnel principle)에 따르면, 빛의 파동이 닿는 유리 경계면의 모든 점은 동심원 모양의 빛 파동이 새로 시작되는 점이 된다. 유리속에서는 빛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파장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유리 경계면에서 시작되어 퍼져나가는 동심원 파동의 파장(그림에서는 결 사이의 간격)도 짧아진다. 이런 동심원 파동들이 합쳐져서 유리속에서 만들어진 파동의 결은 그림5의 오른쪽과 같이 빛이 들어가기 전 파동의 결과 비교해 꺾인 상태로 만들어진다. 파동의 결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보면 빛이 꺾이게 된다.

그림 5. 빛이 공기와 유리 사이를 통과할 때 전자기장의 떨림인 빛은 두 물질에서 같은 진동수(주파수)를 유지한다. 속도가 줄어드는 유리에서는 그림과 같이 떨림의 결 간격, 즉 파장이 줄어든다. 평면모양의 빛(평면파)이 경계면에 직각으로 들어올 때에는 빛의 진행 방향이 변하지 않아야만 파동의 결이 잘 맞물려 지나가는 반면 (왼쪽 그림), 비스듬한 각도로 들어올 때에는 빛의 방향이 꺽여야만 파동의 결이 잘 맞물려 통과한다.(가운데 그림) 하위헌스-프레넬 원리 (Huygens-Fresnel principle)에 의하면 평면파 빛이 닿은 공기-유리 경계면의 모든 점은 동심원 모양의 빛의 파동이 새로 시작되는 점이 된다. (오른쪽 그림) 유리속에서는 빛의 속도가 줄기 때문에 파장도 짧아진다. 동심원 파동의 결 간격도 그만큼 짧아진다. 이런 동심원 파동들이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평명파 빛은 유리 밖에서의 방향과 비교하면 꺽인 방향으로 움직인다. (수정전 원본 그림 출처: Wikimedia Commons)

빛의 속도 차이가 클수록 빛이 꺾이는 정도는 커진다. 빛의 속도가 4분의 1이 줄어드는 물보다 3분의 1이 줄어드는 유리의 표면에서 빛이 더 많이 꺾인다. 투명한 물질 중에서 값비싼 보석으로 잘 알려진 다이아몬드에서는 빛의 속도가 60%가량 줄어든다. 그만큼 다이아몬드 표면에서는 빛이 훨씬 더 많이 꺾인다는 얘기다.

이렇게 빛이 물질 표면에서 꺾이는 정도는 보통 “굴절률”(refractive index) 값으로 나타낸다. 물질 속에서 빛의 속도를 진공에서 빛의 속도로 나눈 값이다.

$$ 굴절률 = \text{진공에서의 빛 속도} \div \text{물질에서의 빛 속도}$$

물속에서는 빛의 속도가 진공에서와 비교하면 3/4으로 줄어들므로, 물의 굴절률은 1 ÷ ¾ = 4/3 = 1.33이다. 유리 속에서는 빛의 속도가 진공과 비교해 2/3으로 줄어들므로, 유리의 굴절률은 1 ÷ ⅔ = 3/2 = 1.5이다. 굴절률이 크면 빛의 속도가 느려지고 그만큼 물질 표면에서 빛이 꺽이는 정도도 더 커진다. 다이아몬드는 굴절률이 무려 2.42이른다.

빛이 경계면에서 꺾이는 성질을 이용해 만든 대표적인 물건이 렌즈다. 먼 거리에 있는 것을 잘 못 보는 ‘근시’(near-sighted)인 사람이 쓰는 안경의 오목렌즈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을 잘 못보는 ‘원시’(far-sighted)인 사람이 쓰는 안경의 볼록렌즈가 대표적인 예다. 렌즈에서 약간 떨어져서 렌즈 뒤의 물건을 보게되면, 오목렌즈는 더 작게 보이고 볼록렌즈는 더 크게 보인다. 얼마만큼 더 작게 보이는지 또는 더 크게 보이는지가 렌즈의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다. 공기와 굴절률 차이가 많이 차이나는 재질로 렌즈를 만들면, 작게 보이고 크게 보이는 정도가 커져서 렌즈의 성능은 좋아진다.

 


안경렌즈의 굴절률: 시력이 안좋은 사람일 수록, 다시 말해 고도 근시일수록, 렌즈의 두께는 더 두꺼워진다. 이런 경우 빛이 더 잘 꺾이는 재질로 렌즈를 만들면 렌즈의 두께가 얇아진다. 빛이 더 잘 꺾인다는 것은 돋 굴절률이 크다는 의미다. 유리보다 굴절률이 큰 재질로 만든 렌즈를 ‘고굴절(high refractive index) 렌즈’라고 한다. 굴절률이 큰 렌즈일수록 가격이 높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렌즈의 재질중에서 플라스틱 재질 (polycarbonate)은 굴절률이 1.74, 유리재질은 굴절률이 1.9에 이른다. 이론적으로는 굴절률이 2.42에 이르는 다이아몬드를 사용하면 훨씬 얇은 렌즈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가격도 문제고 안경 렌즈 크기의 결점없는 다이아몬드를 구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빛 색깔에 따라 꺾이는 정도(굴절률)가 다르다.
빛이 물질의 경계면에서 꺾이는 정도는 빛의 색깔에 따라서도 약간씩 다르다. 다시 말하면 같은 물질을 통과하더라도 빛 색깔에 따라 빛 속도가 약간씩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진공을 통과할 때에는 색깔에 관계없이 빛 속도는 초속 30만 킬로미터(정확하게는 초속 29만 9792 킬로미터)로 일정하다. 하지만 물질을 통과할때 빛의 속도는 빛의 색깔에 따라 느려지는 정도가 달라진다. 유리속에서의 빛속도가 색깔별로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는 표1에서 볼 수 있다.

표 1. 유리를 통과할 때 색깔에 따른 빛의 속도.[3] 파장은 진공에서의 파장이다.
굴절률이 클수록 빛의 진행방향이 물질의 경계면에서 더 많이 꺾인다.

색깔 파장 (nm) 빛 속도 (km/s) 굴절률
빨강 650 197948 1.5145
주황 590 197661 1.5167
노랑 570 197543 1.5176
초록 510 197128 1.5208
파랑 475 196817 1.5232
남색 445 196482 1.5258
보라 400 195840 1.5308
진공에서의 속도   299792 1

 

유리속에서 빛 속도는 빨강 > 주황 > 노랑 > 초록 > 파랑 > 보라색 순서이고, 유리의 경계면에서 빛의 진행 방향이 꺾이는 정도는 거꾸로 빨강 < 주황 < 노랑 < 초록 < 파랑 <보라색 순서다. ‘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빛의 파장이 짧아질수록 (보라색으로 갈수록) 빛의 속도는 미세하게 더 줄어든다. 반대로 빛이 꺾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굴절률은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미세하게 더 커짐을 알 수 있다.

이제 빛이 유리 프리즘을 통과하는 경우를 보자. 빛은 들어갈 때 한 번, 나올 때 한 번, 모두 두 번을 유리와 공기의 경계면을 지나간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나오는 빛은 진행 방향이 두번 꺾인다. 프리즘은 빛이 들어오는 경계면과 나오는 경계면이 평행하지 않고 각도를 가지고 있다, 이 각도때문에 프리즘을 통과해 나오는 빛은 같은 방향으로 두 번 꺾여나와, 한 번만 꺾일 때보다 더 많이 꺾인다. 그만큼 빛의 색깔에 따른 꺾임의 차이도 프리즘을 통과하면 더 커진다. 그림 6은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빛이 같은 방향(또는 각도)으로 나란히 프리즘에 들어가는 예로, 프리즘을 통과한 빛은 색깔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나온다. 파란색이 가장 많이 꺾여 나오고, 초록색은 그 다믐, 그리고 빨간색이 그 중 가장 덜 꺾여 나온다.

그림 6. 다른 색깔의 빛이 같은 각도로 나란히 프리즘에 들어가는 경우. 빨간색보다 초록색이, 초록색보다 파란색이 더 많이 꺽여나온다.

하얀색 빛(광원이 하얀 빛)의 정체: 여러색의 빛이 섞여있는 빛
햇빛과 같이 하얀색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여러 색깔의 빛으로 갈라져 나온다. 어렸을때 과학시간에 한번씩 해봤을 실험이다. 이 결과로부터 하얀색 빛에는 여러색의 빛이 섞여있음을 알 수 있다.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색깔이 있는 빛은 파장이 정해져 있다. 반면, 하얀색 빛의 파장을 알려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하얀색 빛은 여러 색깔의 빛이 섞여 있는 빛이기 때문이다. 하얀색 빛은 사실상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빛의 파장을 다 포함하고 있다. 여러 색깔의 빛이 모여 한다발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이런 하얀 빛을 가늘게 만들어 프리즘을 통과시키면, 하얀 빛을 만드는 여러 색깔의 빛은 서로 다른 각도로 꺾여 나와 여러 색깔의 무지개 빛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빛이 여러 색깔의 빛으로 나누어지는 현상을 ‘빛의 분산’이라고 부른다. 프리즘을 사용하는 것도 빛의 분산을 관찰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처음으로 프리즘을 이용해 빛의 분산 실험을 한 뉴턴은 이렇게 여러 색깔로 나뉘어진 빛을 스펙트럼이라고 불렀다. 보통은 ‘진동수-진폭’ 그래프를 스펙트럼이라고 부른다. 빛의 속도 = 파장 × 진동수’인 관계를 이용하면, 특정 파장에 해당하는 진동수는 ‘빛의 속도 ÷ 파장’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각 색깔의 밝기는 진폭으로 결정된다. 결국 프리즘을 통과해 여러 색깔로 갈라진 빛은 ‘진동수-진폭’ 그래프를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는 진동수나 파장에 한정되지 않는다. 질량을 측정해 얻은 질량분포도 스펙트럼이라고 부르고, 다른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분포 등도 스펙트럼이라고 불리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한다.

이제 그림 1, 2, 3을 안경 쓴 사람이 볼 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리를 살펴볼 준비가 됐다.

안경 쓰고 볼 때 나타나는 현상 설명: 그림 1, 2의 경우
먼 곳을 잘 못 보는 ‘근시’를 지닌 사람들은 오목렌즈 안경을 사용해 시력을 교정한다. 오목렌즈는 렌즈의 가운데 부분은 얇고, 렌즈 가장자리로 갈수록 두꺼워지는 모양을 하고 있다. 렌즈의 양쪽 면이 만드는 각도를 보면(그림 7에서 주황색 선으로 표시), 렌즈의 가운데에서는 평행해 각도 차이가 없지만, 가장자리로 갈수록 평행에서 벗어나 양쪽 면이 만드는 각도가 점점 커진다. 마치 프리즘처럼 되는 상황이다.

그림 7. 렌즈의 양쪽 면이 이루는 각도. 가운데는 평행이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양쪽 면이 이루는 각도는 커진다. 가장자리일수록 프리즘과 같은 효과를 나타난다.

이런 오목렌즈 안경을 쓴 사람은 고개를 정면으로 향해 바라볼 때 안경 렌즈의 거의 가운데 부분을 통과하는 빛으로 사물을 보게 된다. 이때 렌즈를 통과해서 눈동자에 도달하는 빛의 경로를 보면, 빛은 렌즈와 거의 직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빛이 거의 꺽이지 않는다. 따라서 가운데에 있는 파란점은 렌즈를 통과하면서 거의 꺾이지 않고 통과한다. 실제 점의 위치와 보이는 점의 위치가 거의 차이가 없다. (그림 8의 가운데 그림)

고개를 돌린 상태로 보게 되면, 눈은 렌즈의 중심을 벗어난 곳을 통과하는 빛으로 본다 (그림 8의 왼쪽과 오른쪽 그림). 이곳은 렌즈의 양면이 평행하지 않고 각도를 이루고 있는 부분이다. 눈동자에 도달하는 빛의 경로를 보면, 빛은 렌즈를 만나는 순간 렌즈에 비스듬한 각도로 들어온다. 따라서 프리즘에 빛을 통과시키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만들어져 렌즈를 통과하면서 빛의 진행방향이 꺾인다.

렌즈의 재료인 유리의 경우, 파란색인 빨간색보다 더 많이 꺾인다. 색깔별로 그림의 점에서 눈동자까지 오는 빛의 경로를 그려보면 굴절률이 큰 파란색 빛은 빨간색에 비해 더 많이 꺾여 들어온다. 그림 8의 왼쪽 경우처럼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서 보는 경우는 파란색 > 초록색 > 빨간색 순으로 빛의 경로가 더 왼쪽으로 치우쳐 눈동자에 도달한다.

이 상황에서 뇌는 빛이 렌즈를 통과하면서 꺾이는 것을 인식하지 것이 아니라, 직선 방향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인식한다. 점에서 렌즈를 거쳐 눈동자에까지 도달하는 빛의 경로중에, 눈동자에서 렌즈까지의 경로를 한 직선으로 연장한 선을 그릴 수 있다. 그림 8 에서 연하게 그린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선이 이렇게 그린 연장선이다. 뇌는 점이 이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세 가지 색깔 중에 가장 많이 꺾이는 파란색이 가장 왼쪽에 치우쳐 보이고, 그 다음으로 초록색, 빨간색 순으로 치우쳐 보인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보는 경우는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 순으로 오른쪽에 치우쳐 보인다 (그림8의 오른쪽 그림).

그림1을 고개를 정면으로 하고 똑바로 본다면 거의 안경렌즈의 중심을 통해 오는 빛을 본다. 따라서 프리즘효과 거의 없이 빛의 진행 경로가 꺾이지 않은 상태로 본다. 이 때문에 동그라미들이 보이는 것도 거의 원래 그림 그대로 보인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서 곁눈질로 보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렌즈의 가장자리를 통과해 오는 빛을 보기때문에 프리즘 효과로 꺾인 빛을 본다. 동그라미의 위치도 원래의 위치보다 치우친 곳에 있는 것 처럼 보인다. 렌즈의 가장자리일수록 오목렌즈의 양면이 만드는 각도가 커지므로, 고개를 더 많이 돌려서 볼수록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정도가 더 커진다. 치우치는 정도가 색깔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림 1과 같이 가로 세로로 잘 정렬된 점들이 고개를 정면으로 하고서 볼 때는 그림 그대로 반듯이 정렬되어 보지만, 고개를 돌려보면 이 정렬이 흐트러져 보이는 것이다. 그림 2를 볼 때 네모 블록들이 엇갈려보이는 것도 이유다.

그림 8. (왼쪽그림)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곁눈질로 볼때에는 렌즈의 오른쪽 가장자리를 통해 그림을 본다. 렌즈의 양쪽 면이 프리즘 역할을 해 점에서 눈동자까지 오는 경로는 왼쪽으로 치우친다. 눈은 점이 실제보다 더 왼쪽에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색깔에 따라 다른 굴절률로 인해 파란색 > 초록색 > 빨간색 순으로 더 많이 왼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가운데 그림) 고개를 똑바로 하고 있을 때에는 렌즈의 중간 부분을 통해 그림을 본다. 눈동자에 도달하는 빛의 경로가 거의 꺾이지 않아 원래 그림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그림)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곁눈질로 볼 경우, 파란색 > 초록색 > 빨간색 순으로 더 많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안경 쓰고 그림 3을 볼 때 입체감을 느끼는 이유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림 3를 볼 때 미미하나마 원근감을 느끼는 현상을 설명할 차례다. 그 전에 먼저 실제로 우리 눈이 어떻게 먼 곳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비교해 인식하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두 눈의 가운데에서 좀 떨어져 있는 한 점을 본다고 가정해 보자. (그림 9의 눈에 가까운 점의 경우) 점에서 눈동자까지 오는 빛의 경로를 그려볼 수 있다. 왼쪽 눈으로는 오른쪽 방향에서 빛이 오고, 오른쪽 눈으로는 왼쪽 방향에서 빛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왼쪽 눈에는 점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보이고, 오른쪽 눈에는 점이 왼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그림 9에서 볼 수 있듯이, 먼 곳에 있는 점일수록 치우쳐 보이는 정도가 줄어든다. 무한히 멀리 떨어져 있는 점은 각각의 눈에는 사실상 가운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을 점에서 눈으로 향하는 직선 경로 두 개로 만들어지는 각도로도 설명할 수 있다 (그림 9에 빨간색 곡선으로 표시). 가까운 곳에 있는 점은 두 경로가 만드는 각도가 크지만, 멀어질수록 이 각도가 줄어든다. 뇌가 인식하는 눈과 점 사이의 거리도 이 두 경로가 만드는 각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9. 보는 대상의 위치에 따른 빛의 경로 변화. 가까운 곳에 있는 대상을 볼수록 두 눈까지 오는 경로가 만드는 각도는 커지고, 먼 곳에 있는 대상일수록 두 경로가 만드는 각도는 작아진다. 무한히 먼 곳에 있는 대상의 경우 두 경로는 평행하게 된다. (먼곳을 볼때와 가까운 곳을 볼때 눈동자사이의 거리가 변한다는 점은 그림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제 점과 두 눈 사이에 안경이 있는 경우를 보겠다. 고개는 정면을 향하는 경우로 한정하겠다. 점이 매우 멀리 있는 경우는 안경 렌즈의 가운데로 본다. (안경은 보통 먼곳을 보는 눈동자 사이의 거리에 맞춘다) 가까이 있는 점을 볼 때는 눈동자 사이의 거리가 약간 짧아지고, 점도 렌즈 가운데에서 살짝 벗어난 렌즈의 안쪽 부분을 통해 본다. 이 부분에서는 렌즈의 양면이 미미하나마 약간의 각도를 가지고 있어 프리즘의 효과가 나타난다. 이때 점에서 두 눈동자까지의 빛의 경로를 그리면 렌즈를 통과하는 부분에서 경로가 살짝 꺾인다(그림 10).

같은 위치에 있는 빨간색과 파란색을 오목렌즈 안경을 쓰고 보는 경우를 보겠다(그림 10의 진한 파란색과 빨간색 경로). 점과 눈의 위치가 같지만, 빛이 꺾이는 정도가 색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렌즈를 통과해서 오는 빛의 경로는 색깔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생긴다. 빨간색은 전체적으로 덜 꺾이는 경로를 통해서 눈에 도달하고, 파란색은 더 많이 꺾이는 경로로 눈에 도달한다

그림 10에서 보듯이, 렌즈에서 눈동자까지 그 경로를 거꾸로 렌즈 바깥쪽으로 연장해 보자. (그림10의 연한 파란색과 연한 빨간색 직선).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서 이렇게 연장한 직선은 한 점에서 만난다. 이 점이 바로 뇌가 인식하는 점의 위치다. 실제로는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해도 점의 색깔이 다르면 눈이 인식하는 점의 위치는 달라진다. 빨간색은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고 파란색은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그림 3을 가까이 볼때 색깔에 따라 글자가 더 가까이 보이기도 더 멀리 보이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색깔이 다른 글자들이 같은 평면에 있지만, 안경 쓴 사람에게는 색깔에 따라 원근감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근시가 심한 사람일수록 성능이 더 좋은 오목렌즈를 사용한 안경을 쓰기 때문에 색깔에 따른 원근감이 더 커진다.

그러나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점을 정면으로 보면, 눈까지 오는 경로는 렌즈의 가운데 부분에 더 가까운 부분을 통과한다. 오목렌즈의 가운데 부분의 렌즈 앞과 뒷면은 거의 평행하기 때문에 프리즘 효과가 거의 없다. 따라서 빛이 눈까지 오는 경로가 거의 안 꺾이기 때문에 색깔에 따라 다른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는 줄어든다.

그림 10.같은 위치에 있는 점을 보더라도 색깔에 따라 안경을 통해 눈까지 오는 경로가 달라진다. 빨간색은 덜 꺾이는 경로로, 파란색은 더 많이 꺾이는 경로로 눈까지 온다. 뇌는 안경에서 눈동자까지 온 경로를 안경 밖으로 연장했을 때 연장된 두 직선이 만나는 지점에 점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색수차’ 문제
이번엔 돋보기라고도 불리는 볼록렌즈를 보겠다. 작은 것을 크게 보는 렌즈입니다. 평행하게 날아오는 빛이 볼록렌즈로 들어오면 빛이 꺾여서 한 점에 모이게 된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먹지를 태우는 경우를 생각하면 되겠다. 이때 렌즈의 중심에서 빛이 모이는 점까지 그 거리를 ‘초점 거리’라고 부른다. 이 초점 거리가 렌즈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초첨 거리가 짧을수록 더 크게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돗보기의 배율이 더 커진다.

그런데 문제는 유리에서 빛이 꺾이는 정도가 빛 색깔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볼록렌즈에서 초점 거리는 색깔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덜 꺾이는 빨간색 빛은 초점 거리가 크고, 파란색 빛은 초점 거리가 더 작다. 같은 렌즈로도 색깔에 따라 ‘배율’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이를 ‘색수차’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chromatic aberration’라 하는데, 직역을 하면 ‘색깔로 인한 벗어남’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11. 볼록렌즈에서 빛 색깔에 따른 초점 거리 차이(색수차). 빨간색 > 초록색 > 파란색 순으로 초점 거리가 짧아진다.


빛을 모으는 볼록렌즈, 소리를 모으는 오목렌즈: 그림 11과 같이 평행하게 볼록렌즈로 들어간 빛은 나올때는 한 곳으로 빛이 모아진다. 햇빛을 돋보기로 모아 뭔가를 태울 수 있는 것도 볼록렌즈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한다. 볼록렌즈가 빛을 모을 수 있는 것은 렌즈의 재질인 유리의 굴절률이 주변 공기의 굴절률보다 크기때문에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빛의 속도가 유리속에서 더 느리기때문에 볼록렌즈로 빛을 모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오목렌즈는 반대로 빛을 퍼뜨린다.

소리도 빛과 마찬가지로 파동이다. 그런데 공기중에서는 소리 속도가 초속 340m 정도인 반면, 물속에서는 초속 1500m로 물속에서의 소리 속도가 4.4배 가량 더 빠르다. 유리속에서 소리 속도는 초속 4500m로 공기중에 비하면 13배 물속에 비해면 3배 가량 빠르다. 빛은 공기중에서 가장 빠르고 물속에서는 더 느려지며 유리속에서는 공기중이나 물속보다 더 느려지는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성질이다. 이때문에 소리는 볼록렌즈를 통과하면 더 퍼지고 오목렌즈를 통과하면 모아진다. 초음파를 이용하는 기기들도 마찬가지로 오목렌즈를 이용해 초음파를 한곳으로 모은다.
“Fundamental Physics of Ultrasound”, Shutilov, CRC Press, p 191, (1988)


 

안경 쓴 사람이 그림 1, 2, 3을 볼 때 생기는 현상들도 결국 색수차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렌즈로 만들어지는 현미경이나 망원경도 색수차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반적으로 현미경과 망원경은 한 가지 색깔만 가려서 보지 않고 여러 색깔을 한꺼번에 다 본다. 색깔에 따라 배율이 달라지는 상황에서는 확대된 최종 영상이 그만큼 덜 또렷해진다. 색수차로 인한 성능 저하때문이다. 색수차를 피하는 방법으로 한 가지 색깔(파장)의 빛만 걸러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그만큼 빛의 밝기가 줄어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색수차를 줄이는 방법에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렌즈 대신 반사경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빛의 색깔과 관계가 없이 똑같이 반사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반사경에는 색수차 문제가 없다. 특히 반사경은 크게 만들때 유리하기도 하기 때문에, 천체망원경에서는 렌즈 대신 반사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색깔에 따라 빛이 꺾이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과학 분야에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분광계(spectrometer)로 사용해 물질의 성질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눈의 색깔 식별능력과 ‘RGB 색깔 모델’
웬만한 물질은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금, 은, 동(구리) 중에 더 값나가는 금속를 골라낼 수 있는 것도, 오래된 빵에 핀 곰팡이를 식별해 배탈 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색깔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시각기관에서 이렇게 색깔을 구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원추세포(cone cell)다.

사람은 세 종류의 원추세포를 가지고 있다. 각 종류의 원추세포는 일정 영역에 걸친 파장의 빛을 감지한다. 원추세포가 종류별로 얼마만큼 빛을 감지하느냐에 따라 뇌가 인식하는 빛의 색깔이 결정된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에서 사용되는 색깔 재현 방법의 하나인 ‘RGB 색깔 모델’이 이러한 사람의 색깔 감지 및 인식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RGB 색깔 모델에서는 세 개의 기본 색인 빨간색(Red), 초록색(Green), 파란색(Blue) 빛을 내는 세 가지 광원의 밝기를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해 사람이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색을 만든다. RGB도 이들 광원의 색깔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그림 12.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의 광원으로 여러 색깔의 빛을 만드는 RGB 색깔 모델의 한 예. 출처/ Wikimedia Commons

무지개와 같은 색깔의 빛도 RGB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RGB 방식으로 만든 무지개 색깔의 빛은 햇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켜 만든 무지개 색깔의 빛과는 다르게 구분해야한다. 프리즘으로 만든 무지개 빛 각각의 색은 그에 해당하는 빛의 파장을 가지고 있다. 반면 RGB 광원으로 만들어낸 색은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빛이 각각의 파장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을 제외한 다른 색들은 그에 해당하는 각각의 파장을 지정할 수 없다. RGB 광원 중 두 개 또는 세 개 광원에서 나오는 빛을 합쳐서 만들기 때문이다.

노란색 빛을 예로 들어 보자. 햇빛이 프리즘을 통과해서 만들어지는 노란색 빛은 빨간색 빛과 초록색 빛 사이에 있으며 그 빛의 파장은 대략 570nm다. 이 노란색 빛을 볼 때 사람의 눈은 두 종류의 원추세포가 주로 이 빛을 감지하고 각각의 원추세포에서 나오는 신호를 종합해 뇌가 이를 노란색으로 인지한다. 이 노란색 빛을 다시 프리즘을 통과시켜도 여전히 노란색으로 나온다.

RGB 방식으로 만드는 노란색 빛은 빨간색 빛과 초록색 빛을 섞어 만든다. 이 빛을 볼 때에도 두 종류의 원추세포가 감지하고 뇌가 이를 노란색으로 인지한다. 두 종류의 원추세포가 감지한다는 면에서는 프리즘에서 나오는 노란 빛을 감지하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빨간색 빛과 초록색 빛으로 갈라져 나온다. 햇빛에서 갈라져 나온 노란색 빛과는 다른 종류의 노란색 빛인 것이다. 사람의 눈은 이 다른 종류의 노란색 빛을 거의 구분하지 못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사람이 직접 눈으로 색깔을 구별할 때의 한계가 드러난다.

프리즘을 사용하면 570nm 파장의 노란색 빛과 빨강∙초록으로 만드는 빛을 구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눈으로 구분하기 힘든 다른 색깔의 빛과 빛의 조합도 프리즘을 통과시켜 나오는 스펙트럼을 보면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의 눈으로 감지할 수 없는 특정 파장의 빛은 감지기를 사용하면 감지할 수 있다.

한편 빛을 물질에 비추면 물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빛에 반응한다. 어떤 물질은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지만 다른 물질을 그렇지 않은 식이다. 여러 파장의 빛을 구분해내거나 특정 파장의 빛을 구분하거나 골라내는 방법을 이용하면, 특정 파장의 빛이 물질에 어떻게 흡수되고 방출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물질을 성질을 연구하는 분야가 있는데 이를 ‘분광학’(spectroscopy)이라고 부른다. 분광학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내용은 빛의 종류에 따른 쓰임새를 알아볼때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퀴즈:
(1)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보라색 빛이 유리를 비스듬한 각도로 통과할때 가장 많이 꺽이는 빛은 무슨 색깔의 빛일까?
(2) 어떤 물질속에서 빛의 속도가 초속 17만 4천 km라면 이 물질의 굴절률은 얼마일까?
(3) 고도 근시인 사람이 안경을 만들려고 한다. 굴절률이 1.67인 재질로 만든 렌즈와 굴절률이 1.74인 재질로 만든 렌즈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을때 어떤 렌즈를 선택해야 더 얇은 렌즈의 안경을 수 있을까?
(4) 천체 망원경을 만들때 유리로 만든 렌즈 대신에 거울로 만든 반사경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
[1] 햇빛 자체는 색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광원인 태양을 대낮에 보면 하얀색에 가깝다.
[2] 빛이 두 물질의 경계면에 직각으로 들어가면 빛의 진행방향이 바뀌지 않는다. 유리내부에서 밖으로 나가는 특정 조건에서는 빛이 물질을 통과하지 못하고 반사만 되는 상황도 존재한다.
[3] Refractive Index Database http://refractiveindex.info/?shelf=glass&book=BK7&page=SCHOTT